주인의식이 없는 게 오히려 당연하다는 소리다. 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제대로 주지도 않으면서 직원의 마음을 받으려고만 한다. 도대체 쓸 만한 사람이 없다고... 참 답답한 이야기다. 당신보다 뛰어나고 출중한 사람이 왜 당신 밑에서 월급쟁이를 하겠는가? 매일 잔소리를 들어가면서 붙어 있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당신보다 못하니 붙어 있는 거다. 누구나 '기브 앤 테이크'라는 소리를 자주 한다. 꼭 주기 전에 받을 걸 먼저 계산한다. 잊지 마시라. 먼저 줘야 돌아온다. 만약 당신이 존경받는 CEO가 되고 싶다면 당신 걸 먼저 나눠줘라. 다른 어느 곳으로도 도망갈 수 없을 정도로 대우해줘라. 그러면 나가라고 고사를 지내고 붙어 있을 게다. 음식 맛이 담백하다는 것과 사람에게 진솔하다고 표현하는 것만큼 성의 없는 대답도 없다고 하는데 딱히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소박했다. ... 그 시대 외식인들이 다 그렇듯 먹고살 길이 난감해서 시작했단다. 처음부터 냉면사리와 육수를 리필해줬다. 먹성 좋은 학생들이 단골이다 보니 그냥 생각없이 퍼주셨단다.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어린 단골이다 보니 그냥 생각없이 퍼주셨단다.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어린 단골들을 위해 냉면 대접도 큰 사이즈로 바꿨다. 언제나 주문량의 두 배 가까운 면을 삶고 다 먹기를 기다렸다. 집원 급여가 일당이라면 어떻게 이 긴 시간을 지켜올 수 있었을까? 아주머니 옆에서 말없이 앉아 있던 경환 씨가 조심스레 나선다.
그래서 더 존경스러워요.
영업이 끝나면 하루 매상을 펼쳐놓고 직원들과 돈을 가르세요.
임대료와 세금, 그리고 사장 몫으로 3분의 1,
재표비로 3분의 1, 마지막 남은 3분의 1을
공평하게 직원들에게 나눠주세요.
세상에 배움이 너무 짧다고 얼굴이 빨개지던 냉면집 여사장님에게 천금 같은 경영 노하우를 배우게 되다니. 하지만 인천의 세숫대야 냉면집은 달랐다. 직원 모두가 공평하게 매출을 나누니 얼굴 붉힐 일이 없다. 손님이 많다고 직원 더 뽑아달라고 하면 바보다. 내 몫이 줄지 않는가! 그러다 보니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많다.
직원들 평균 연령이 높아 서비스가 빠르지는 않다. 손목과 무릎 그리고 발목이 아픈 직원도 많다. 아무리 독감에 거려도 결근하지 않는다. 절대 업무시간에 딴짓하지 않는다. 다들 주인처럼 행세한다. 안 그러면 주인장이 아니라 직원들에게 따돌림 당한다. 안 좋은 재료가 들어오면 직원들이 알아서 '빠꾸'친다. 멸치 대가리 하나도 허투루 샐까 봐 주방 직원들이 재료를 신줏단지처럼 모신다. 배우지 못했다며 얼굴을 붉히는 촌로도 하는 걸 왜 똑똑한 이들이 흉내를 못 내는지 정말 궁금하다. 오늘도 인천 할머니 냉면집에는 주인보다 더 주인 같은 아줌마 부대가 매장을 지키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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