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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AN 인사이트

프롤로그: 마리나 베이가 내려다보는 서열의 바다

by 살기 좋은 말레시이아 2026.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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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내리는 순간, 여러분의 스마트폰 GPS보다 먼저 작동하는 것은 'EP(Employment Pass)의 유효기간'과 '연봉의 앞자리'입니다. 말레이시아가 '누구와 골프를 치느냐'로 급을 나눈다면, 싱가포르는 '어떤 비자를 가졌으며, 회사에서 렌트비를 어디까지 커버해주느냐'로 인간의 존엄성이 결정됩니다.

 

 

 


계급 0. 신(Gods): "국적이 쇼핑 리스트에 있다"

  • 정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 같은 정·재계 로열패밀리나, 한국에서 엑시트(Exit) 후 수천억을 들고 이민 온 '패밀리 오피스' 설립자들.
  • 서식지: 나심 로드(Nassim Road)나 센토사 코브(Sentosa Cove)의 단독주택. (집값이 500억이 넘어가면 그때부터 사람으로 보임)
  • 특징: 한인회 모임? 절대 안 나옵니다. 이들의 친구는 글로벌 헤지펀드 매니저나 오일 머니를 굴리는 중동 왕자들입니다. 싱가포르 정부가 '제발 우리 국적을 가져달라'고 빌 정도의 자산가들입니다.
  • 비고: 이들에게 싱가포르는 '나라'가 아니라 '안전한 금고'입니다.

 

 

 

 

 

 

계급 1. 헤드쿼터 워로드 (The Regional Heads): "아시아는 내 손바닥 안에"

  • 정의: 구글, 메타,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태평양(APAC) 총괄 본부장급.
  • 특징: 말레이시아의 워로드가 공장에서 땀 흘릴 때, 이들은 오차드 로드(Orchard Road)의 통유리 빌딩에서 엑셀 시트로 아시아 전체를 통제합니다.
  • 플렉스: 회사 지원금이 월 1만 5천 달러(약 2천만 원)를 상회하는 콘도에 거주합니다. 주말에는 프라이빗 요트를 빌려 바탐 인근으로 나갑니다.
  • 자녀 교육: ISKL? 여기선 UWCSAS(Singapore American School) 대기 명단 번호가 이들의 계급장입니다.

 

 

 

 

 

계급 2. 철밥통 귀족 (The Permanent Expats): "금융과 기술의 수호자"

  • 정의: 싱가포르 금융권(IB)이나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시니어 매니저들.
  • 특징: 말레이시아 주재원(계급 2)들이 '떠날 사람'이라면, 이들은 '버티는 사람'입니다. 싱가포르 영주권(PR)을 따는 것이 이들의 성배(Holy Grail)입니다.
  • 비애: 연봉이 3~4억이라도 싱가포르의 살인적인 월세와 물가 때문에 "한국 가면 부자인데 여기선 중산층"이라며 매일 밤 와인을 마시며 한탄합니다. (물론 그 와인은 병당 20만 원짜리입니다.)

 

 

 

 

 

 

계급 3. 화이트칼라 용병 (The Professionals): "내 몸이 곧 자산이다"

  • 정의: 현지 로펌 변호사, 회계법인, 혹은 유명 대학(NUS, NTU)의 교수진.
  • 특징: 몽키아라의 교수님들이 지성인의 자부심으로 산다면, 싱가포르의 교수와 전문직들은 **'철저한 성과급'**으로 증명합니다.
  • 사회적 위치: 사장님들의 무식한(?) 돈자랑을 가장 논리적으로 비판하면서도, 본인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에 가장 집요한 부류입니다.

 

 

 

 

 

계급 4. 탄종파가 정착민 (The F&B Warriors): "K-푸드의 전사들"

  • 정의: 탄종파가(Tanjong Pagar)나 텔록 에이어에서 한식당, K-바베큐를 운영하는 사장님들.
  • 특징: 말레이시아 식당 사장님들이 '인력난'에 울 때, 싱가포르 사장님들은 '임대료'와 '인건비'라는 두 마리 괴수와 싸웁니다.
  • 위엄: 싱가포르에서 임대료를 견디고 3년 이상 버텼다면, 그분은 이미 경영의 신입니다. 주말 저녁 탄종파가 거리에 길게 늘어선 현지인들의 줄을 보며 'K-부심'을 느끼지만, 월말 정산서를 보면 눈물이 납니다.

 

 

 

 

 

계급 5. 영 제너레이션 (The New Wave): "싱가포르는 교두보일 뿐"

  • 정의: 한국에서 명문대 졸업 후 바로 싱가포르 스타트업이나 해외 취업으로 건너온 2030.
  • 특징: 말레이시아 BPO(계급 4)들이 욜로(YOLO)를 즐긴다면, 싱가포르의 영 제너레이션은 '이직 레이스'를 뜁니다.
  • 삶: 쉐어하우스(HDB나 저가 콘도)에 살면서도 링크드인(LinkedIn) 프로필 업데이트는 매일 합니다. 이들의 목표는 계급 2로 진입하거나, 여기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미국/유럽으로 점프하는 것입니다.

 

 

 

 

 

 


에필로그: 1%의 여유와 99%의 치열함

싱가포르의 카스트는 말레이시아보다 훨씬 '자본주의적'입니다. 몽키아라에 흐르는 '사투리 섞인 정' 대신, 여기는 '세련된 영어와 연봉 액수'가 소통의 기본값입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든,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든, 싱가포르라는 거대한 수족관 안에 갇혀 있다는 점은 똑같습니다. 껌 하나 마음대로 못 뱉고, 법이라는 이름의 보이지 않는 채찍 아래에서 가장 효율적인 인간이 되어야 살아남는 곳이죠.

결국 싱가포르 한인 사회도 밤이 되면 '탄종파가' 소주 한 잔에 무너집니다. 계급이 무슨 상관입니까. 내일 아침 눈 떴을 때 내 비자가 취소되지 않았고, 통장에 렌트비 낼 돈이 있다면 그걸로 된 것 아니겠습니까.

자, 다음은 어디로 가볼까요? 베트남 호치민의 '푸미흥' 계급도 한 번 털어볼까요?

 

 

 

 

 

 

[말레이시아 인류보고서] 교민 사회의 '보이지 않는 카스트': 당신은 몇 등급입니까? (부제: 몽키

프롤로그: 나는 몽키아라의 인류학자였다말레이시아 생활 N년 차. 남들은 내가 여기서 골프나 치고, 타이거 맥주나 마시며 허송세월한 줄 알겠지만, 천만의 말씀. 나는 그동안 '말레이시아 한인

sojobso.tistory.com

 

 

 


오늘의 통찰: "싱가포르에서 당신의 계급을 알고 싶다면, 지갑이 아니라 당신의 '비자 타입'과 '콘도 이름'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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