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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고 좋은글

[스토너] 반복되는 삶이 지루할 때, 결혼생활이 좆 같을 때 읽는 책

by 정상인 입니다. 2021.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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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레이스가 떠난 뒤 조급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순간들이 가끔 있었다. 별로 여행을 하고 싶지도 않으면서 여행을 떠나는 순간을 기대하는 사람처럼. 모든 여행자가 그렇듯이, 그도 떠나기 전에 할 일이 아주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일들이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았다.

스토너

우선 맘에 드는 점. 등장 인물이 많지가 않습니다.

등장 인물이 등장할 때도 여러 배경과 설명이 같이 들어오기 때문에 기억하기 쉽습니다. 참 다행.

등장인물이 입에 착 안감긴다는 점과 번역 소설을 읽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점 중에 하나는 문장이 아무리 읽어도 애매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전혀 다른 의미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모국어인 한국어를 마스터하지 못해서 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나라 언어를 한국어로 옮긴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일 것 입니다.





































그는 온전한 순수성, 성실성을 꿈꿨다. 하지만 타협하는 방법을 찾아냈으며, 몰려드는 시시한 일들에 정신을 빼앗겼다. 그는 지혜를 생각했지만, 오랜 세월의 끝에서 발견한 것은 무지였다.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그는 생각했다. 또 뭐가 있지?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다시 생각했다.

기쁨 같은 것이 몰려왔다. 여름의 산들바람에 실려온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실패에 대해 생각했던 것을 어렴풋이 떠올렸다. 그런 것이 무슨 문제가 된다고. 이제는 그런 생각이 하잘것없어 보였다. 그의 인생과 비교하면 가치 없는 생각이었다.

스토너

























1965년에 출간된 이 소설은 거의 50년이 흐른 뒤에야 미국이 아닌 유럽에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주인공만큼이나 참을성이 많은 작품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스토너의 삶은 누군가의 지적처럼 '실패'에 더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

작가와 스토너는 끝까지 나의 기대를 배반했다. 스토너는 계속 참기만 하는 악의 무리는 승승장구했다. 상황을 단번에 바꿔주는 극적인 반전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나는 몹시 아쉬워하다가 결국 깨달았다. 독한 삶이든, 화려한 삶이든, 스토너처럼 인내하는 수수한 삶이든 마지막에 남은 질문은 똑같다는 것.

그는 삶을 관조하는 자였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거울 앞에 선 누이처럼. 그가 자신의 실수 또는 남의 잘못으로 인해 겪는 고난은 누구나 살면서 몇번이나 겪게 마련인 고난의 사례일 뿐이다.

작가는 "나는 그가 진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스토너의 삶을 슬프고 불행한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의 삶은 아무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그가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나은 삶을 살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일에 어느 정도 애정을 갖고 있었고, 그 일에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했으니까요."

옮긴이의 말, 역자 김승욱

























스토너는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 중에 평범하지만 내용은 스스로에게나 독자와 소설 주인공외의 인물들에게까지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의미를 주고 삶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영문학 라틴어 중세시대 셰익스피어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 외는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글들이며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이 높은 빈도로 쓰여 있습니다.

6살 때부터 집안 일을 시작해서 삶을 시작한 주인공,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영문학, 학자로써의 삶, 아내와의 불행한 결혼 생활, 알콜 중독에 빠진 외동딸, 70년 남짓의 삶에서 단 1년 딸같은 나이의 캐서린과의 만남, 사랑, 헤어짐. 사랑과 일. 학교에서의 전설이 되기까지 거의 모든 부분에서 1960년에 발간된 오래된 소설이라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고 빨려들게 됩니다. 캐서린과의 대목에서는 글쓴이도 오랫동안 만났던 아주 오래전의 지나간 첫사랑까지도 떠오릅니다.

상상의 인물이라 하기엔 저자의 실제 인생에서 주변인물에 대한 관찰을 뼈대로 삼고 상상력과 기억력을 동원해서 살을 입힌 것 같은 인물묘사가 나오는데요. 좀 불쌍합니다.

일단은 주인공 스토너의 악처입니다.

주인공를 평생 괴롭히는 동료 학장입니다.

인륜지대사인 결혼은 망한 인생이 더 아래로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저자는 아마도 그렇지는 못했거나 아마도 가까운 사람이나 친구가 그런 처지에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저의 소설의 주인공, 스토너 주인공의 인생 그리 나쁘지 않았고 좋은 삶이었습니다. 누구나 모든 것이 좋을 수 없습니다. 언제나라도 행복하라는 SNS에서 자주 등장하는 포스트 들이 얼마나 허황되며 불가능한 것인가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지금 어딘가에서도 스토너 처럼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을 추억하고 생각하며.

교수직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그런 직업을 가진 필자이지만 하지만 스토너 같은 삶을 살아가리라.

묵묵히 살아가리라. 점점 역할을 단단히 준비해야 하는 아버지로써도.

 

<감상평을 정말 잘 쓰신 분글이 있어서 덧붙입니다.>

스토너 - 자신만의 언어로 살아내는 겸허한 일생 - 리디셀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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