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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고 좋은글

[가을이 깊었습니다] 연인들의 사랑도 깊어갑니다.

by 정상인 입니다. 2021.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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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었습니다. 연인들의 사랑도 깊어갑니다.

사랑의 의미는 지금 막 사랑에 빠져 황홀해진 연인들에게나,

가을바람처럼 시나브로 스며들어 열병을 앓게 하고는 홀연히 떠나버린 사랑을 추억하는 연인들에게나 모두 소중합니다.

사랑을 이어가야 하고, 다시 또 사랑해야 하니까요.

연인 사이의 사랑이 특별한 것은,

서로 '사랑하기' 이전에 '사랑에 빠지기'라는 단계를 거치기 때문입니다.

모두 사랑이지만 사랑하기와 사랑에 빠지기는 전혀 다르죠.

서양 사람들은 사랑에 빠지는 건 '벼락에 한 방 맞은' 것처럼 온다고 표현합니다. 남녀 간의 뜨거운 사랑은 사랑에 빠진 상태에 있는 겁니다.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배타적이 됩니다.

서로에게만 아낌없이 주는 사이가 되지요.

 

사랑을 위해서는 가족을 버릴 수도 있고, 국경을 넘을 수도 있으며,

단둘이 우주로까지 방랑의 길을 떠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빅토르 위고의 말처럼 "우주를 단 하나의 인간으로 환원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둘 사이의 이런 관계는 자신들의 의지에만 달려 있는 게 아니며

오래 지속되지도 않습니다.

쇼펜하우어도 간파했듯이 둘은 서로 자신의 의지로

상대방을 사랑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연과

생명의 의지에 따를 뿐이라는 거지요.

사랑에 빠지는 것은 자신의 의지로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거지요.

요즘은 과학적 설명도 합니다만 혼신의 에너지를 투척하는 활동이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건 상식이기도 합니다.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사랑의 이상향'에 있는 겁니다.

그것은 마치 환희의 천국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죽어서 가지 않은 천국에는 오래 머물 수가 없습니다.

다시 지상의 현실로 내려와야지요.

사랑에 빠지기는 그 단계에서 종결돼 이별을 겪어나

그 단계를 넘어서 일상적 사랑하기로 옮겨갑니다.

사랑하기로의 전이는 뜨겁지는 않지만

서로 따스한 보살핌으로 일상의 시공간을 채우며 이루어집니다.

이때 사랑하기는 관심, 이해, 배려, 위로, 존중, 성실 같은

삶의 다른 덕목들을 포함하게 되지요.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묻습니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사실 묻는 게 아니라 물음 자체를 부정하려는 것이지요.

그 말은 맞습니다.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수백만 년 전부터 제 자리에 있었습니다.

사람이 변할 뿐이지요.

"사람이 어떻게 안 변하니?"라고 묻는 것이 현실적이겠지요.

그런데 여기에는 역설이 숨어 있습니다.

사람이 변해야 사랑이 변치 않고 지속된다는 역설 말입니다.

찰스 다윈은 유명한 언어학자가 인간의 언어를 술 빚기와 빵 굽기에 비유한 것을 비판했습니다. 말을 배우지 않은 어린아이의 옹알거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은 말하려는 본능적 성향'을 갖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오히려 앞의 두 기술에 비유될 수 있는 것은 글쓰기라고 했습니다.

 

다윈은 본능이 아니라 노력으로 이루어내는 대표적인 것으로 술 빚기, 빵 굽기, 글쓰기를 든 셈이죠. 이 세가지 활동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발효와 숙성입니다. 이들은 자연적으로 되는 게 아니라 연습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애를 써서 이뤄내는 것이지요.

 

바로 사랑하기입니다.

사랑에 빠지지가 말하기처럼 본능적 성향의 표출이라면,

사랑하기는 글쓰기처럼 애를 써서 이루어내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사람이 익어가면 사랑도 익어갑니다.

일상의 연인들이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은 사랑을 숙성시키는 것입니다.

정성이 가득 담긴 술과 빵과 글처럼 말입니다.

사랑하기는 아주 기분 좋은 일입니다.

잘 빚어진 술과 잘 구워진 빵을 먹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봄의 연인들은 사랑에 빠집니다.

밤하늘에 계절이 지나가고 가을의 연인들을 사랑하기를 다짐합니다.

사소한 것들의 구원, 김용석

 

 

 

 

 

외국에서 '한국인'으로 산다는 것은 갑갑하기도 하고 고국에 대한 향수병에 잠을 이루지 못한 날들도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에서 평생을 보낸다는 것은 그 이 나름의 답답함과 불편함 그런 것도 존재할 것입니다.

블로그를 쓰는 이유는 지금 'Movement Control Order' 라는 '이동 제한 명령'에

처음에는 14일이었다가 확진자가 계속 심각한 수준으로 올라가자 14일 더 늘여서

총 28일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3주정도 남은 상황에서 정신의 줄을 붙잡고 있기 위해서

하루종일 TV시청이라는 '중노동'에서 벗어나고자 이책 저책 뒤적이며 소일거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살아보기'가 아닌 '외국에 정착한' 필자로써는 글쓰기를 할 때가 정신적으로 사회적으로

가장 건강한 상태였음을 얼마 전에야 알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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